기준금리 뜻, 기준금리 인상, 기준금리 채권금리 관계는?
한은 기준금리 동결로 보는 우리나라 경제 전망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4%대 초반으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 경기 하강, 금융 불안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상대로 이날 기준금리가 3.50%로 유지되면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로,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해석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소비자물가 추이
시장과 전문가들이 동결을 점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상승률이 2월(4.8%)보다 0.6%포인트(p) 떨어졌고,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일 텐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2%로 내려와 인상 압박이 많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불안한 경기 상황도 동결 전망의 주요 배경이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 역성장 탈출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통관기준 무역수지도 3월(-46억2천만달러)까지 13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세계 경제 침체를 경고했고, 미국 지표도 그렇다"며 "지금은 경기 침체가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이슈로, 금통위가 이를 고려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으로 고조된 금융위기 가능성도 동결의 명분으로 거론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 2월과 이날 동결로 사실상 깨졌다. 최근 다소 안정된 물가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상승률이 2월(4.8%)보다 0.6%P 떨어졌고,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갈수록 나빠지는 경기 지표도 금통위 내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에 힘을 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 반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통관기준 무역수지도 3월(-46억 2000만 달러)까지 13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연속 동결로 시장에서는 '한은 금리 인상 종결론'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월 동결 이후 당분간 금리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 기준금리가 이미 중립금리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되고 경기가 둔화 내지 침체 양상을 보이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는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이번까지 두 번 연속 동결한 뒤 갑자기 5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면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일단 금리 인상기는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한은이 연속 동결을 결정하면, 미국(4.75∼5.0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유지된다.
하지만 1.50%p는 이미 2000년 10월 1.50%p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고,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만 밟아도 미국(5.00∼5.25%)의 기준금리는 한국(3.50%)보다 1.75%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한미 금리 역전 폭으로서는 새 최대 기록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은 금통위와 이창용 총재는 이날 동결을 결정하더라도, 추가 인상 여지를 남기거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금융투자협회가 10일 발표한 '3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270%로 한달 만에 52.7bp (1bp=0.01%p) 하락했다. 5년물(-55.5bp), 10년물(-41.3bp)도 크게 떨어졌다.
협회는 "월초 파월 연준 의장의 긴축강화 발언으로 채권금리가 상승했으나 미국의 2월 실업률(3.6%) 상승,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미 2월 CPI 상승률(6.0%)이 전월대비 하락해 연준의 긴축기조가 완화될 거란 기대감으로 큰폭으로 하락 반전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순 이후 크레딧스위스은행이 UBS에 인수되는 등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과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25bp 인상돼 예상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금리는 하락세가 유지되며 마감했다"고 부연했다.
채권 발행규모는 전월대비 5조6000억원 증가한 7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수채, 통안증권, 회사채의 순발행이 늘어나면서 발행잔액은 264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은 연초효과가 소멸되며 크레딧물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전월대비 3조1000억원 감소한 1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크레딧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간 금리차)는 확대 반전됐다.
3월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1조7850억원(26건)으로 전년대비 5050억원 증가했다. 수요예측 전체 참여금액은 5조4060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8080억원 증가했다. 같은기간 참여율은 281.1%에서 302.9%로 높아졌다.
수요예측 미매각은 AA등급 이상에서 2건, A등급에서 2건 발생해 전체 미매각율은 5.4%를 기록했다. 하지만 AA등급 이상의 미매각율은 0.6%인 데 반해, A등급은 26.7%를 기록해 비우량 회사채의 미매각율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장외 채권거래량은 금리 하락세와 영업일 증가 영향으로 전월대비 56조2000억원 증가한 44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전월대비 8000억원 증가한 20조3000억원이었다.
개인은 국채, 여전채 및 회사채에 대한 선호로 국채, 기타금융채(여전채), 회사채 등에 대한 투자수요가 지속되면서 3조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재정거래 유인 확대 영향 등으로 국채 8조9000원, 통안채 3조7000억원 등 총 12조7000억원을 순매수했다. 3월말 외국인의 국내 채권보유 잔고는 전월대비 2조4000억원 증가한 22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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