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감산 결정으로 반등의 속도 빨라지나?
삼성전자 주가, 감산과 어떤 관계가 있나?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삼성이 올 1분기부터 D램 공정 웨이퍼 투입을 줄인 것으로 봤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전체 D램 생산능력이 월 60만 8000장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능력이 최대치였던 지난해 4분기(67만 장)보다 9.25% 감소한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공정 전환, 프리미엄 제품 생산 등으로 제품 양산 시간을 늘리는 ‘기술적 감산’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인위적·기술적 감산을 합산하면 최대 15%가량 감산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다만 감산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감산에 대해 “단기 생산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20주 이상 쌓인 재고에 대한 극약 처방일 뿐 기존의 ‘꾸준한 생산’ 기조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3분기 이후부터 D램 생산능력을 차근차근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물론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극적 감산은 미미한 공급 축소 효과를 만든다”며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경쟁사 대비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역효과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는 올해 3분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은 메모리 사업에서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고 올 1분기에는 4조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마지막으로 적자를 봤던 2009년 1월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연속 적자로 바닥을 찍고 다음 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메모리 공급량 조절과 가격 방어에 성공하면 반도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와 공급 축소 효과가 발현될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 저점 이후 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량 조절과 동반된 수요 회복이 변수다. 챗GPT가 촉발한 신규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시장 개화가 회복세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불경기로 인한 소비 둔화로 재고 소진이 더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D램 모듈.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메모리 경쟁 업체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일본 기옥시아 등은 메모리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찌감치 감산을 택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주요 제조사 가운데 가장 늦게 감산을 선언했던 것은 선두 업체로서 △풍부한 자본력 △원가 경쟁력 △규모의 경제 등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불황 중 경쟁사가 영업을 포기할 때까지 생산량을 유지해서 출혈 경쟁을 벌이는 ‘치킨게임’ 전략을 쓰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올해 2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DS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좁혀지는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다”며 “지금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이 고객사 심리의 변곡점을 형성하고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고 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고객사들로 하여금 추가적인 메모리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판단을 끌어낼 수 있다"며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에 근접했으며 절대적인 가격은 이미 충분히 내려있는 만큼 고객사 내 심리 변곡점 형성이 가격 반등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감산 결정이 없었다면 경쟁사 대비 더 많은 재고를 소진하는 데에 업사이클(호황)을 소모할 수 있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발표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격차 확대와 동시에 이익 극대화도 얻는 적정 시점의 결정"이라고 봤다. 또 "현물가 하락 둔화와 반등은 2~3분기 중 확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설명자료를 통해 기존 진행 중이던 자연적인 감산 외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을 발표했다"며 "인위적인 감산이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명백한 변화이자 시장에서 기다려 온 주가 상승의 트리거"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은 63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위 연구원은 "전사 실적은 예상을 하회했으나 메모리와 스마트폰 부문은 우려 대비 양호했다"며 "디램(DRAM)은 가격 하락 폭이 제한적이었고 낸드(NAND) 출하량은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위 연구원은 "구체적인 감산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말 대비 15~20% 수준의 웨이퍼 투입량 감소를 기대한다"며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경쟁업체 대비 원가 우위를 보유하고 있어 감산 규모는 경쟁사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인도네시아 공장 확대하나?
8일 업계에 따르면 누룰 익환(Nurul Ikhwan)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 투자진흥차관은 삼성전자가 서부 자바섬 찌까랑에 위치한 스마트폰 공장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투자 가치는 약 5000만 달러(약 64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방한 중이던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 이같은 신규 투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외 LG전자, 포스코 등 10여 개 기업이 투자할 계획이다.
찌까랑 공장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1월 2000만 달러(약 260억원)를 들여 완공한 스마트폰 생산기지다. 연간 약 1200만 대를 생산해 인도네시아 내수용으로 판매해왔다. 찌까랑 공장 생산규모를 확대해 늘어나는 현지 수요와 인근 아시아 지역 판매량에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 중심에서 플래그십 라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제품을 적극 홍보하는 등 선제적인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 '데틱아이넷(detikInet)'과의 인터뷰에서 폴더블폰 혁신과 현지 스마트폰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해 소비자에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노 사장은 "폴더블폰 혁신은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이자 삼성전자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라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우리의 역량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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