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주가, TSMC 실적 주식에 영향 미치나?
TSMC 삼성을 연속으로 제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에 총 20조원에 이르는 반도체 지원금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미국이 지원 대가로 제시한 ‘초과 이익 공유’와 ‘영업 정보 공개’는 반대해, 협상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400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짓는 TSMC가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70∼80억 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2개 공장에 대해 직접 보조금을 60억∼70억 달러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액공제와 보조금을 합치면 TSMC는 최대 150억 달러(약 19조 8800억원)를 받게 된다.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은 투자액의 2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고, 별도로 총 390억 달러(51조 7000억원)에 이르는 상무부 보조금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상무부 보조금의 수혜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 1억 5000만 달러(약 1988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사전 예상을 넘는 초과 이익을 낼 경우 미 정부와 나눠야 하고, 보조금 신청 때 세부 영업 정보도 제출해야 한다. 미국과 공동 연구 조항으로 기술 노출 우려에다 향후 10년간 중국 내 공장에 최첨단 반도체를 증설할 수 없는 가드레일 조항까지 적용된다.
WSJ는 TSMC가 특히 초과 이익 공유에 적극 반대한다고 전했다. 애리조나 공장이 대만보다 최소 50%의 비용이 더 들텐데 초과 이익까지 나누면 경제성이 낮다는 점에서다. 또 TSMC는 미국 정부의 사업·제품 정보 접근 요구에 대해서도 고객사인 애플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정보 공개에 매우 민감하다며 난색을 보인다.
TSMC와 미국 정부 간의 힘겨루기는 추후 상무부와 협상을 벌여야 하는 한국 기업들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상무부는 보조금 수혜 조건과 보조금 액수는 개별 기업과의 협상을 통해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내 각각 반도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사전의향서(SOI)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립 중인 삼성전자는 SOI 제출 여부를 비공개하기로 했다.
메모리 반도체 한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도 그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2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TSMC는 2%대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예년에 비해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순이익 증가율, 두자릿수에서 2.1%로
TSMC는 이날 1분기 매출이 5086억3297만대만달러(약 21조9627억원), 순이익은 2069억8700만대만달러(약 8조92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3.58%, 순이익은 2.1%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237억9000만대만달러(약 9조6677억원)에서 2312억3800만대만달러(약 9조9894억원)로 3.3% 늘었다.
5nm(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가 전체 매출의 31%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7nm가 20%로 뒤를 이었고 16nm는 13%로 집계됐다.
TSMC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확연히 줄었다. 작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5.5% 올랐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8.7%, 45.1% 뛰었다.
올해는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관련 반도체 수요의 약세 등 불황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주형 사업인 파운드리는 경기 침체 영향을 메모리보다 덜 받지만 TSMC 역시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 주문이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美보조금 일단 신청…독소조항 철회 요구
TSMC로선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문제도 골칫거리다. TSMC는 일단 보조금을 신청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현재 건설 중인 애리조나주 공장 2곳이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70억~80억달러(약 9조3000억~10조6000억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의 투자 규모는 외국 기업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인 400억달러(약 53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 소식통은 TMSC가 애리조나주 공장을 대상으로 60억~70억달러(약 7조9000억~9조3000억원)의 보조금을 요청해, 세액 공제까지 최대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TSMC는 미 정부에 보조금을 빌미로 요구한 민감한 경영 정보 등 독소조항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할 전망이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지난달 말 반도체법 요구 조건을 두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부 조건들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 반도체법은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는 기업이 미국 공장에서 얻은 초과 이익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TSMC는 애리조나주 공장의 경제성 저하 등을 우려하고 있다.
TSMC는 또 광범위한 재무·고객 장부 열람 등 기업 경영 관련 정보에 접근할 권한을 달라는 미국 정부 요구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애플 등을 고객으로 둔 TSMC는 고객별로 반도체 장비와 재료를 포함한 세부 설계를 극비 사항으로 보호하고 있다. 고객의 경쟁사가 반도체 설계를 모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받는 파운드리인 데다 올해 초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을 타고 AI용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이 몰리면서 '반도체' 혹한'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올 1분기(1~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난 5086억3297만대만달러(약 22조7100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시장 추정치인 5255억 대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12억3800만 대만달러(약 10조6300억원)로 3.3% 증가했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 매출, 영업익이 감소하며 '반도체 혹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와 비교하면 올 1분기 매출은 18.7%, 영업익은 28.9% 감소했다. TSMC가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건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 됐던 2020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영업익이 줄어든 것도 2021년 2분기 이후 약 2년 만이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건 지난달 매출이 감소한 영향도 크다. 지난달 매출은 1454억800만 대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감소했다. TSMC의 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2019년 5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TSMC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3분기에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매출을 따돌린 뒤 격차를 벌리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14조~15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적자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TSMC의 희비는 사업구조에서 극명히 갈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지만 TSMC는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재고 부담이 큰 메모리 업체와 달리 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계속되면서 삼성전자는 직격탄을 맞은 반면 파운드리 수요는 상대적으로 꾸준했다. 삼성전자 역시 파운드리 사업을 갖고 있지만, TSMC와 달리 첨단 공정과 모바일용 제품 사업 비중이 크다.
TSMC는 대화형 AI '챗GPT' 열풍 덕분에 경쟁사들에 비해 비교적 '반도체 혹한'을 견뎠다는 분석도 나온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시키는 데 필요한 엔비디아의 AI용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가 이어지면서 TSMC에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를 비롯해 애플도 올 초에 TSMC에 주문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이어진 챗GPT 관련 주문 덕분에 지난달 매출 감소분을 메꾸면서 1분기 실직 '선방'을 지켜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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