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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북극 빙하 2030년에 다 없어진다고? 가속화되는 기후변화 어떻게 대응해야하나?

by KS지식 - 경제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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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온난화를 막고 있던 얼음 방벽인 해빙(海氷)이 무너지고 있다. 북극 바다를 차갑게 유지하던 해빙이 사라지면 북극곰이 사냥길을 잃는 데 그치지 않고, 연쇄효과로 전 세계 곳곳에 폭우와 한파 같은 극한기후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포항공대(포스텍) 환경공학부의 민승기 교수와 김연희 연구교수 연구진은 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온실가스가 낮은 수준으로 배출돼도 2030년대에는 9월에 북극 해빙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이는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평가보고서가 예측한 시기보다 10년은 빠른 것이다.

◇해빙 감소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탓

북극은 연중 해빙으로 덮여 있다. 해빙은 바닷물이 얼어 있는 상태이고, 빙하(氷河)는 육지에서 민물이 언 것이다. 바다에 떠다니는 빙산(氷山)은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해빙과는 다르다. 북극 해빙은 원래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는 면적이 감소했다가 겨울이 되면 다시 늘기를 반복했다. 해빙 면적은 9월에 가장 많이 줄어든다.

포스텍 연구진은 북극 해빙의 소멸 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1979년부터 2019년까지 위성 관측 결과를 여러 기후모델의 시뮬레이션(모의 실험) 결과와 비교했다. 북극해의 해빙은 최근 온실가스 배출이 초래한 지구온난화로 수십 년 사이 급감했다. 1979년 위성 측정이 시작된 이후 해빙 면적은 40%, 해빙량은 70%가 줄었다.

과거 관측 정보를 분석했더니 화산폭발, 태양, 에어로졸(공기 미세입자) 같은 자연현상은 해빙 면적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았지만,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해빙 면적을 연중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IPCC 예측에 쓰인 기후모델이 과거 온실가스로 인한 해방 감소 추세를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미래 예측 시뮬레이션 값을 보정했다.

민 교수는 “과거 관측 결과를 보니 해빙 감소는 온실가스가 주원인이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 예측에 쓰인 기후모델을 보정했더니 해빙 소멸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 해빙 소멸 시뮬레이션. 검정색은 기존 기후모델 예측 결과이고, 다른 색은 3가지 관측 자료로 보정한 모델의 예측 결과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 상태를 유지하면 2030년대에는 9월에 해빙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포스텍

◇북극곰 서식지 잃고 한반도는 한파 시달려

해빙이 줄면 당장 북극 생태계가 위험에 빠진다. 예를 들어 해빙은 북극곰이 먹이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여름에 이 길이 사라지면 북극곰은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

해빙 소멸은 북극을 넘어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친다. 민승기 교수는 “해빙은 햇빛을 반사해서 바닷물의 수온 상승을 막는다”며 “해빙이 감소하면 북극의 온난화가 가속화해 한국 같은 중위도 지역에서 이상기후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겨울철 기록적인 한파가 대표적인 예이다. 북극 찬 공기는 제트기류(Jet Stream)라는 공기의 띠가 감싸고 있다.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 제트기류가 느슨해져 북극 5㎞ 상공에 머무는 영하 40도 이하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온다. 민 교수는 “해빙은 인간으로 치면 위험을 막는 면역체계와 같다”며 “위험을 막는 방어막이 사라져 각종 이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2050년대가 되면 9월에 해빙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그렇다고 탄소 배출 감소가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온난화에 대해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민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이 늘면 북극에서 8, 10월에도 해빙이 사라지니 당연히 줄여야 한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장차 해빙 감소에 대비해 농업과 보건, 에너지 계획을 세워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그린란드 남동쪽 피오르 해안에서 포착된 북극곰. 대륙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 조각 위에 서 있다. 일반 북극곰은 바닷물이 언 해빙 위에서 사냥하지만 그린란드 남동쪽은 해빙이 없어 육지 얼음 조각을 이용한 것이다./NASA

◇해빙 소멸은 되돌릴 수 없는 추세

해빙 소멸이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앞서 연구에서도 독일 함부르크대 막스플랑크 기상 연구소의 더크 노츠(Dirk Notz) 박사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난 2020년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보’에 “2050년 이전에 북극에서 여름 해빙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발표했다.

노츠 박사는 전 세계 연구 기관 21곳과 공동으로 지구온난화가 북극의 해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기후모델 40가지로 진행한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이 부족할 때 북극 해빙이 어떤 변화를 겪을지 예측했다. 예상대로 모의 실험에서 북극의 해빙은 여름에 빠르게 사라졌다. 일부 모의 실험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도 북극의 여름 해빙이 사라지는 것은 막지 못한다고 나왔다. 이미 한계치를 넘었다는 의미다.

해빙이 사라지면서 북극 생태계도 변하고 있다. 해빙은 북극곰과 바다표범, 물개 등의 서식지이자 사냥터이다. 해빙이 사라지자 바다로 떨어져 나온 얼음을 이용해 사냥을 하는 북극곰까지 생겼다. 미국 워싱턴대의 크리스틴 라이드레(Kristin Laidre) 교수 연구진은 지난해 ‘사이언스’에 “해빙이 없는 그린란드 남동쪽 해안에서 북극곰 수백 마리가 다른 집단과 떨어져 생존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북극곰은 기후변화에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린란드 남동쪽에서 북극곰이 이용하는 얼음 조각은 여차하면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기 쉽다. 북극곰은 물살이 거세지면 바로 헤엄을 쳐 육지로 돌아왔다. 자연 행동 반경이 좁아졌다.

그린란드 북동쪽에 사는 북극곰 암컷이 4일에 40㎞를 이동하지만 남동쪽 암컷은 10㎞에 그쳤다. 라이드레 교수는 “남동쪽의 북극곰 암컷은 다른 곳보다 체구가 작고 새끼도 덜 낳았다”며 “그린란드 남동쪽 끝으로 내몰린 수백 마리 북극곰은 기후변화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지구촌을 강타하는 기상이변처럼, 기후위기는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이르면 2030년대에는 북극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습니다.

김재훈 기상 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수 천년을 버틴 빙하가 속절없이 무너집니다.

얼음 조각에 의지한 북극곰의 모습은 기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지구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북극.

국내 연구진이 북극의 빙하 소멸이 예상보다 훨씬 더 일찍 찾아올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기후 예측모델들이 빙하 감소를 과소평가하는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수치모델 예측값보다 실제 빙하가 녹는 속도가 더 빨랐던 것입니다.

<민승기 / 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 "위성 관측자료의 녹는 속도와 모델 시뮬레이션 속도를 비교했고요. 그 정보를 이용해 미래의 해빙 녹는 속도를 보정했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030년대에는 북극 빙하가 모두 사라질 전망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에서 올해 승인된 6차 보고서 예측보다 10년이나 더 빠른 것입니다.

특히 저배출 정책을 쓰더라도 2050년대에 북극 빙하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결과도 제시했습니다.

북극의 빙하 소멸은 기후재앙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햇빛을 반사하는 얼음 대신 검푸른 바다가 태양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온난화는 증폭됩니다.

그 반응으로 북극과 중위도 간 온도 균형을 맞추려는 제트기류가 요동치면서 극단적인 날씨가 잦아지는 것입니다.

<민승기 / 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 "약간 암울한 결과일 수도 있는데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고 우리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대응을 서둘러야 된다. 노력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해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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